"세상으로부터 거부당한 몸의 경험을 가진 우리, 무리, 괴물들이다."
원래 우리는, 약 이백년전 메리 셸리가 남기 두 편의 작품 < 프랑켄슈타인 >과 < 최후의 인간 >을 읽고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한 계절을 지나며 모은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눈 앞에서 벽이 솟아오르는 경험을 말하면 '괴물'이 슬그머니 도망갔다.
누군가의 한 마디 말과 눈빛에 대한 기억을 말해도 '괴물'은 익숙하게 숨어버렸다. 멸망은 그런 형태로 온다. 한 명 한 명을 세상으로부터 밀어내면서 평온한 표정으로 온다. 그게 싫다. 세상으로부터 자꾸 거부당하는 몸들이 있다, 그 몸을 가진 존재의 외로움에 대해 여기 우리, 나의 무리, 괴물이 말하려고 한다.
폐허와 재난이 일상이 된 세계 안에서 우리들 한 명 한 명은 어떤 존재일까.
절망이나 절멸은 객관적 멸망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소중한 어떤 존재들과의 단절이나 상실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체류자들 >을 읽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용문에는 반드시 무엇이든 벽돌집 2층에서 시작됩니다.
서랍 혹은 괴물, 지나가는 개미, 곳곳에 테이블에 이빨에 구멍”
kottbatt * A.3355 ● 영상 설치 ‘모든 것은 테이블에 놓인다’
“꽃과 음료.
현대 미술이 재료인 음료와 현대 미술이 재료인 음료가 재료인 꽃.
관념의 세계를 감각의 세계로 바꾸어서 무대 위에 나타난 음료와 꽃.
그것을 만드는 바리스타와 플로리스트.
우리는 그 노동의 시간과 공간을 빛과 소리와 함께 영상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을 각각의 조각으로 가장 정직한 형태로 나누어 ‘트리’를 만들었 습니다. < 테이블 트리 : 모든 것은 테이블에 놓인다 >는 여러 개의 빛나는 조각 들이고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 보길 권합니다. 그 때 우리를 둘러싼 빛이 가장 또렷하게 몰려왔다가 어두워집니다.
그 다음엔 조각들이 다시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를 이룹니다. 그게 < 숏 필름 : 모든 것은 테이블에 놓인다 >입니다. “그건 혼잣말이기도 하고 노래이기도 하 고 울음이기도 하고 환호성이기도 하고” 테이블의 목소리이기도 하고 무엇보 다도 12분 동안의 시입니다.
우리는 전시를 통해 ‘테이블’이 가진 의미를 발굴하고 싶었는데 그건 드로잉 메 뉴와 드로잉 메뉴의 무대인 테이크아웃드로잉과 이 책이 모두 테이블이기 때문 입니다. 담기고 놓이고 모이게 하고 쌓이는 공간으로서의 테이블에 대해 이야 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무엇인가? 테이블.
공간이 무엇인가? 테이블.
빛은? 테이블.
소리는? 테이블.
잔에 담긴 음료는? 테이블로.
이 색깔과 냄새는? 테이블로.
처음부터 다시, 시간과 공간과 예술과 사람들과 이야기는 어디에? 테이블. 모든 것은 테이블에 놓입니다. 여기 테이크아웃드로잉이라는 테이블에도 우리 가 그 이야기를 펼쳐 놓았습니다.
고백합니다. (귓속말) 사실 우리는 < 테이블 탐정 >입니다.”
- 김문경
○ 테이블 트리 : 모든 것은 테이블에 놓인다 | 다중채널 영상설치
table tree : Everything is on the table | 9 channel video installation
○ 숏 필름 : 모든 것은 테이블에 놓인다 | 싱글채널 영상, 12분
short film : Everything is on the table Single-channel video, 12min
○ 숏 스토리 : 테이블 탐정 | 텐트천 프린트, 소설 일부 페이지
short story : Table detective
| print on tent fabric, partial page
내가 담겨 있던 그 방과 내가 몸담고 있던 연애에 관해, 퀴어 여성들의 이야기 를 담은 다큐멘터리 연극.
일년 전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처음 공연한 < 이방연애 >는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어 세상에 나왔다. 여름이었고 1인극이었고 관객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월드컵경기장 한 쪽 구석으로 우리를 찾아와서 움직이는 무대가 되어주었다. 이제 다시 일년이 지났고 여름이고 세 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내가 어떤 방에 살고 있을 때 어떤 연애를 했었는지를 유쾌하고 솔직하게 여기 세 명의 퀴어 예술가들이 말하려고
한다.
이건 수많은 ‘나’들의 이야기이다.
“자, 세상이 하나의 집이라고 생각해봐요.
따로 또 같이 사람들은 어떤 방에 들어가 있겠죠.
근데 저는요, 방이 아니라 방과 방 사이, 문지방 같은데 누워 있는 기분이었어 요.
줄곧.”
2015년 영덕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를 무시한 채 핵발전소건설계획이 수립되었 고 우리는 무작정 우리가 잃게 될지도 모를 영덕 강구항 주변의 바다를 카메라 에 담아왔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리기 위해 영상과 낭독의 형태로 시작 해 시와 춤, 음악과 영상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다원예술퍼포먼스로 발전시켰 다. 그 사이 서울에서도 제주에서도 사람들은 내쫓기고 터전을 잃어갔다. 그 곳 들에 연대하며, 그 공간과 사람들 하나하나를 마음에 담아 우리의 공연에 반영 해왔다. 몸의 움직임은 공간과 마음의 움직임이 되었고 그 기록은 다름아닌 대 망명의 일지가 되었다.
2017환경정의展에서는 김문경의 시 < 불법 >과 함께 영상으로 전시되었다.
< 시선파업 >은 외모지상주의 발언에 대한 사회적 부조리를 다큐멘터리 형태로 보여준다. 나이와 직업을 초월해서 여성들에게 외모지상주의 발언과 차별에 대 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 이것이 여성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버리다 는 사실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불편함을 폭로한다.
재개발, 건물주의 욕심, 기획 부동산의 흔들기 등으로 끝임없이 쫓겨나는 상가 세입자들의 사연에는 희안한 공통점이 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는 것. 길고 오래가는 이야기의 시작에 일단 여기, 영상낭독퍼포먼스를 한다.